산모와 아기를 지켜주는 식습관 3가지 #12

산부인과 정기검진 갔더니 식단 조절을 하라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산모가 많다. 아기는 너무 잘 자라고 있어서 고맙지만 34주된 산모는 임신 후 10kg도 안쪘는데 아기는 주수보다 크고 이러다 자연분만을 못할까봐 걱정이라며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요즘들어 임신성 당뇨도 많고, 하루에 두끼만 먹거나 아기가 커지는게 겁나서 다이어트 식으로 먹는 산모도 많다.

산모가 아무리 조심하고 조심해도 아기는 커지고 병원에서는 식단조절을 강조하는데 정작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산모가 식단관리를 잘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현대인의 식단은 기본적으로 과영양 상태이다보니 옛날처럼 산모가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편견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인의 식단은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 영양소 균형이 깨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일반인 당뇨병 증가도 임신성 당뇨도 예전에 비해 흔한 일이 되버렸다. 양을 조절하기 보다 영양소의 균형을 따져 먹는게 더 중요하고, 소화가 안된다는 이유로 수시로 자주 먹기 보다 한끼 식사를 천천히 제대로 챙겨먹는게 더 중요하다. 또 식단관리 뿐만 아니라 취침시간 등 생활패턴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산모와 아기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 산모는 어떤 기준을 갖고 먹어야 할까?

기본적으로 산모의 몸무게가 급격하게 줄거나 느는것은 좋지 않다. 대부분의 산모도 여기까지는 알고 있다. 한 달에 2kg 이상 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임신후 체중증가가 임신전보다 12kg에서 15kg정도 증가하는게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체질량 지수 BMI에 따라 증가되는 몸무게 범위가 다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사실을 안다해도 식단 문제를 산모 스스로 파악하기어렵고 음식의 양을 줄여서 먹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

산모가 이미 식사양도 줄이고 조심해서 먹는데도 몸무게가 증가로 진료볼때마다 지적당하는 경우, 산모들은 멘붕이 온다. “선생님, 식단관리 너무 어려워요. 저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봐요/ 제가 운동양이 부족한 걸까요? 병원에서는 더 많이 운동하래요. ” 나는 산모의 식단 분석해줬고, 그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다. 더 이상 줄일수 없을만큼 가볍게 삼시세끼 식사를 하고 있었고 탄수화물을 너무 줄여서 에너지원으로 쓰일 만한 영양소가 없었다.

아무리 적게 먹어도 전 연령대에서 필요한 하루 탄수화물은 100g (미국 국립의학연구소 설정기준) 밥 한공기를 먹었다면 30g의 탄수화물을 먹은셈인데, 이 산모는 저녁에 구운 고구마 2개외에는 탄수화물을 전혀 먹고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 탄수화물을 대체할 질좋은 지방 섭취를 늘려야 한다. 아기는 엄마 몸에서 계속 영양분을 가져가는데 엄마 몸에서 가져갈 영양분이 늘 부족하다면 태아 프로그래밍에 의해서 생후 소아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산모의 몸에서도 비상사태 임을 감지하여 칼로리를 소비하지 않고 축적하기 때문에 오히려 살이 찐다.

더 적게 먹거나 운동양을 늘리는건 당연히 답이 아니다. 균형잡힌 식단으로 바꿔서 산모의 몸에도 아기에게도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산모에게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고 더불어 견과류를 간식으로 먹으라고 권했다. 견과류에는 각종 질좋은 지방과 5대 영양소 뿐만 동물성 단백에 못지 않은 단백질 까지 포함되어 있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

올바른 식습관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중 12시간안에 하루의 식사를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식사를 8시에 시작했다면 저녁식사를 오후 8시까지 마치는 것이다. 또, 잠자기 3시간 전에는 금식해야한다. 그래야 소화로 인해 숙면이 방해받지 않는다. 12시간 공복이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할수도 있지만 태아는 엄마의 몸에서 1차적으로 영양공급을 받기때문에 삼시세끼를 잘 챙겨먹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번째는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다. 5시간에 한 번씩 삼시세끼 식사를 하고 간식은 하루 1~2 번 먹으면 된다. 최근 하루에 세끼 먹는게 힘들어서 두 끼만 먹는다는 산모가 많다. 한식으로 하루 세끼를 챙겨먹기 힘들다면 한끼는 잎채소에 견과류, 아보카도 등을 넣어서 샐러드 한 접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 잎채소에는 당질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고 아보카도는 과일보다 식물성버터에 가까울 만큼 지방이 풍부하다. 아보카도를 과일로 먹지 않아도 오일을 사서 먹어도 되는데 과일보다 오일에 불포화지방산(오메가 3,6,9)이 12배 정도 많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과일을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 과일은 후식으로 먹지 않고 식간에 먹는게 좋다. 식사 직후 과일을 먹으면 체내 당이 급격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임신성 당뇨가 없는 산모도 좋지 않다. 간혹 철분제로 인해 변비가 있다고 갈아먹거나 즙을 먹기도 하는데 이 역시 좋지 않다. 과일을 갈아먹으면 섬유질은 모두 빠지고 당만 남게 된다. 가능한 유기농으로 구매하여 껍질째 먹으면 당 흡수도 낮고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 할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으로 과일은 저녁 6시 이후에 먹지 않고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밥대신 먹지 않도록 한다.

식습관은 이렇게 3가지만 지켜주면 된다. 영양균형 맞추는법, 몸에 좋은 기름, 챙겨먹으면 좋은 채소의 종류에 대해서는 다음글에서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