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댓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게 아마 유도분만에 관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출산예정일 까지 기다리면 아기가 너무 커지니까, 노산이니 위험하니까, 아기가 태변을 먹을 수 있다는 갖가지 이유로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권한다. 하지만 의사들도 다 안다. 유도분만의 확률은 50%라는 것을.
특히 첫째 아기는 늦게 태어날 확률이 15~16%인데다 자연진통이 거의 없는 상태라면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 하지만 의사의 한마디에 산모들은 겁을 먹기 때문에 아기가 잘못되거나 아기가 커서 자연분만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울며 겨자먹기로 유도분만 예약을 하고 온다. 그럼, 이제 부터 유도분만을 꼭 해야하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아기가 크면 출산예정일 전에 유도분만을 해야할까?
예를 들어, 39주인 산모가 유도분만을 한다고 했을때 한 주 더 기다리면 무엇이 달라질까? 아기가 몸무게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기는 막달에 성장이 더디다. 평균적으로 1주일만에 최대 몸무게는 200g 정도 늘어난다. 아기가 200g이 늘어나서 자연분만에 실패할 확률과 자연진통도 없고 몸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유도분만을 통해 자연분만에 실패할 확률 중 어느게 더 클까? 후자라고 생각한다. 4kg가 넘는 아기도 출산진행이 잘 되면 자연분만에 성공하는데, 그 보다 작은 아기도 제왕절개 하는 경우가 있으니 아기 몸무게 보다 자연진통이 얼마나 잘 오는냐가 중요한게 아닐까?
노산이면 무조건 유도분만을 해야할까?
요즘은 영양상태가 좋고 반면 결혼과 출산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산과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35세 이상의 산모는 모두 노산으로 본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만 40세이상을 노산으로 본다. 그러니 38세 산모는 한국에서 노산이지만 영국에서는 노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단순히 산모의 나이를 기준으로 고위험 산모로 규정하기 보다 산모가 출산을 위해 몸과 마음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노산이니 유도분만을 권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한국의 노산 산모들은 유도분만에 실패하고 수술하기를 꺼려한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자연분만을 성공할 수 있는지 내게 묻는다.
꾸준한 식단관리와 운동, 이완과 호흡으로 몸을 준비시키고 출산이 일어나는 기본적인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자연진통을 기다리면 된다고 말해준다. 산모에게 중요한건 얼마나 빨리 낳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평온하게 잘 낳느냐이니까.
38주에 경부가 부드러워지지도 않았고 아기가 아직 높이 있으니 빨리 유도분만을 하자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병원에서도 산모들도 출산예정일은 출산을 해야하는 날로 오해하고 있다. 조산은 37주 이전, 만삭은 37주 이후다. 또, 출산이 가능한 시기는 37주부터 42주 사이다. 그러니 출산예정일이 다가왔는데 여전히 가진통도 없고 아기가 많이 내려오지 않았다고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것은 아직 몸이 출산준비를 하고 있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니까. 영국의 경우 의료적인 문제가 없는 산모는 42주까지 기다린다. 한국처럼 아기가 크다는 이유로 미리 유도분만을 예약하거나 출산예정일에 유도분만을 시키지 않는다. OECD 국가 평균 제왕절개 비율이 26.9%인데 반해 한국의 제왕절개 비율이 39%가 되는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냥 제왕절개를 하는게 나을까요? 유도분만을 시도하는게 나을까요?
산모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 유도분만으로 고생을 고생대로 하다가 수술하는 것이다. 속골반이 작으니 유도분만에 실패할것 같다고 차라리 제왕절개를 하는게 어떠냐는 의사의 말을 듣고 멘탈이 안흔들릴 산모는 없을것이다. 산모의 선택이다. 유도분만을 시도했다가 수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면 선택제왕을 하면 되고 실패하더라도 유도분만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유도를 하면 된다.
다만, 속골반의 크기와 출산은 크게 상관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한다. 속골반이 출산에 있어서 절대적인 변수라면 키가 작은 산모들은 무조건 제왕절개로 낳았어야 하니까. 또 키가 큰 산모들 역시 모두 자연분만 했을테니 말이다. 출산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다. 출산진행이 되봐야 알수 있다. 자연분만을 하다가 응급제왕을 하는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촉진제 사용으로 인해 아기 심박이 떨어지거나, 경부가 거의 다 열렸는데 아기가 하늘본 자세를 하고 있어서 진행이 안될때, 지나친 긴 진통으로 난산이 이어질때 등이다.
하지만 아기가 아직 덜 내려온 상태라면 산모가 운동하며 자연진통이 이어지면 아기도 잘 내려오고 질식분만을 할수 있다. 자연주의 출산 하는 대부분의 초산 산모 역시 그렇게 출산에 성공한다. 안타깝게도 자연분만을 하다가 제왕절개를 하는 산모 중 ‘아기가 골반에 끼어서’ 수술하게 됐다는 사례를 많이 접할수 있는데, 의료적인 문제가 없었고 그때 아기가 내려오도록 도와줬다면 충분히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그랬다면 39%의 제왕절개 퍼센터를 조금이라도 낮출수 있었을 것이다.
유도분만 언제 하면 좋을까요?
자연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해준다. 최대한 41주까지 기다려보라고. 아니 최소한 출산예정일은 넘기고 유도를 해야 그나마 낫지 않겠냐고. 여자의 몸은 임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출산을 준비한다. 그야말로 인체의 신비이며 임신에서 출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모든 출산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산모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출산을 병원이나 의사에게 맡기는 대신 자기주도적으로 할 권리가 있다.